<저, 정시에 퇴근합니다> — 나는 왜 일하는가?

미생보단 따뜻하고 스타트업보단 현실적인 우리네 이야기

J (제이)
5 min readJan 9, 2021

“나는 왜 일하는가?”

사회 생활 3년차가 되어도 주기적으로 묻는 질문이다. “나는 왜 일하는가?” 그리고 대답은 물을 때마다 달라진다. 인정받기 위해, 내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등… 최근 우연히 본 드라마 <저, 정시에 퇴근합니다>는 이 질문에 대한 종합적인 대답이 되었다.

<わたし、定時で帰ります>, 2019 TBS. 왓챠에서 볼 수 있다

웹 제작사 ‘넷 히어로즈’의 디렉터 히가시야마 유이. 6시 땡하면 ‘수고하셨습니다’ 인사와 함께 퇴근, 회사 근처 중식당에서 반값 맥주와 샤오롱바오를 먹는 게 그녀의 낙이다. 팀원 (특히 부장) 들은 그런 히가시야마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만, 그녀는 효율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끝내며 당당하게 퇴근한다.

40~60분의 이루어진 10개의 에피소드는 히가시야마를 중심으로 제작 4부 사람들을 비춘다. 더 잘하고 싶지만 매번 실수하며 자책하는 신입 ‘쿠루스’, 복직 후 경력단절이 두려워 무리하는 워킹맘 ‘시즈카타케’, 아프고 힘들어도 꾸역꾸역 나오는 일중독 ‘미타니’, 능력은 있지만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즈마’ … 신입, 중간관리자, 부장, 파견직 등 다양한 입장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다.

책임과 권리는 함께 가는 것

극중 히가시야마는 그 누구보다 칼퇴를 사랑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업무 시간에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업무에 매진하며, 그녀의 효율적인 업무방식은 다른 팀원들에게도 인정받는다.

또한 흥미로웠던 캐릭터 ‘타네다’. 그는 히가시야마의 상사이자 전 약혼자로, 상견례날 과로로 쓰러지고도 출근한 워커홀릭이다. 이렇듯 배우자로서는 히가시야마와 맞지 않았지만, 상사로서의 타네다는 존경할 만하다. 일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이를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고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팀원들 각자의 일하는 방식을 존중하며, 부당한 일이 있다면 팀을 대표하여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한다.

다시, “나는 왜 일하는가?”

나의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성장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 빼고는 아무것도 남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결국 성장이든, 인정이든 모두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아닌가?

“이 세상에 불행해지려고 일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거죠.”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바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일하든 나의 책임을 다하면서 의미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은 왜 일하는 걸까요? 몰라요. 잘 모르겠지만 잘 마시고 잘 먹고 푹 자고 앞으로도 여러분과 할기차게 일하고 싶으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명대사

  • “난 정시에 퇴근해서 맥주 마시고 드라마 보고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 떨고 그런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해. 하고 싶은 건 특별히 큰 꿈이나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거라면 뭐든 괜찮지 않을까? 인생을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해.”
  • “일을 좋아하고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을 어떻게 말릴 수 있죠? 일에 목숨을 거는 건 행복을 위해서예요? … 저는 좋은 회사에 다녀서 정시에 퇴근할 수 있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못하는 사람도 아주 많겠죠. 마음속으로는 힘들어도 말을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 “이제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알겠어요. 집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이유가 있는거죠? 가족과 부하 직원을 지키려고 열심히 일했던 거죠? 저도 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을 끝내고 싶어요. 하지만 동료가 무리하는 모습을 보는 건 힘들어요.”
  •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안합니다. 있을 곳이 없어질까봐 겁을 내거나, 인정받고 싶어서 무리를 하거나, 외로운 시간을 일로 채우려고 하거나, 변해가는 세상에 따라가지 못하거나 … 누구에게도 그런 마음을 말할 수 없어서 무서운 거죠. 그래서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러면 안돼요. 일이 좋으면 하면 되고 못하게 할 권리는 없어요. 그래도 일을 하는 도중에 휴식은 반드시 취해야 해요.”
  • “저는 저만 정시에 퇴근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눈치 없고 의욕 없단 말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남은 남이고 저는 저니까요. 하지만 점점 그렇게 생각할 수 없게 됐어요. 이 세상에 불행해지려고 일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있는거죠. 그걸 알고 나니까 나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없더군요.”
  • “회사를 위해 내가 있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 회사가 있는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희생하지 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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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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